중년의 삶

어릴 때는 사오정이니 오륙도 같은 얘기를 들으면 먼나라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다. 그런데 40대 중반이 된 지금 이런 고민이 현실로 다가온다. 어릴 때는 내 능력만 있으면 어디서든 쓰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, 지금은 내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내가 혼자 해낼 수 있는 부분은 미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. 그리고 어느 조직이든 피라미드 조직구조이므로 뛰어난 능력이 때로는 그들이 나와 같이 일할 이유보다 나를 경계하고 배척해야 될 이유가 될 수 있는 것도 알고 있다.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없고 상사의 스타일 대로 일을 해야 인정받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. 결국은 회사가 나에게 먹이를 더 이상 주지 않았을 때 내가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하는 의문으로 귀결된다. 나는 회사라는 곳을 이용하지 않고 자생할 수 있을까? 회사를 이용하는 것은 과연 몇 살까지 가능할까? 이런 고민들이 깊어진다.